서울고법 민사9부(이인복 부장판사)는 태어나자마자 호흡곤란을 겪고 뇌성마비가 된 김모군과 그 부모ㆍ형제들이 지방의 한 대학병원과 의사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김군에게 3억1천여만원, 부모ㆍ형제들에게 위자료로 1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008. 2. 3. 밝혔다.
김군의 모친은 2000년 11월 분만을 위해 A병원에 입원할 당시 임신성 당뇨 외에는 정상적인 상태였다.
그러나 의료진이 분만촉진제를 투여하고 유도분만을 실시하면서 태아에 산소 결핍으로 인한 장애가 나타났고, 태아에 이상이 생기자 피고 의료진이 무리하게 복부압박 및 흡입분만 등을 실시해 김군의 머리에 분만중 외상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괴사가 발생했다. 이후 태어난 김군은 호흡곤란증세를 겪다가 결국 뇌성마비가 됐다.
재판부는 "분만 도중 분만 과정에서 산모나 태아의 상태에 관해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면 적기에 조치를 취하거나 제왕 절개술을 사용해 김군에게 증세가 나타나지 않도록 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병원 측이 분만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해도 김군의 상태가 완전히 정상이 됐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병원 과실을 50%로 제한했다.
1심은 김군이 7살이 될 때까지의 간병비 등만을 인정해 손해배상액을 1억2천여만원으로 산정했으나 항소심은 김군이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27세까지의 간병비를 모두 인정하고 위자료도 2배로 늘려 손해배상액을 3억2천만원으로 정했다.
